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는 우리나라의 2038년 최대 전력 수요가 129.3GW(기가와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제10차 전기본에서 예측한 2036년의 최대 전력 수요인 118GW보다 10GW 이상 높은 수치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산업 비중이 커지는 데다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제철 등도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인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공급 부족은 산업 생산에 큰 차질을 주거나 의료, 금융 등 필수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경제 회복 속도가 둔화될 수 있으며, 사회경제적으로도 복잡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한국의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배터리 등이 산업 경쟁력을 보존하고 향후 미래 첨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기업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것만큼 전력·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 디지털 기반의 기술 고도화를 통해 공정 효율을 상승시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전기차를 포함한 수요단의 에너지를 전기화하고 친환경·효율화 전환을 위한 수요단 측에서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공급단의 친환경 전환만큼 중요한 것이 수요단의 지능화 및 효율화의 극대화다. 한 단계 더 고도화된 디지털 및 통합 기술을 통해 수요단의 효율성을 높일 때, 공급단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및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 증가에 따른 기업과 국가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기업은 5가지 통합을 통해 에너지 고도화를 구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에너지와 자동화, 동력과 공정의 통합이다. 에너지와 공정은 효율화 측면에서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원활한 공정 운영은 안전한 에너지 공급 운영에 필수 요소다. 두 번째는 기계·설비·제어 영역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통합이다. 이를 통해 사업장에 목적에 맞춘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자산 추이 및 탄소 배출, 에너지 효율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세 번째는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소프트웨어의 통합이다. 생애주기 전 단계에 이르는 디지털 트윈(DX) 기술을 통해 불필요한 낭비와 중복 투자의 요소를 방지해야 한다. 네 번째로는 통합운영센터를 통해 흩어져 있는 글로벌 사업장의 데이터를 취합해 각 현장의 맞춤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엔터프라이즈급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4가지 수요단의 통합을 통한 에너지와 공정 효율화가 실현되면, 마지막으로 공급망에 대한 최적화가 가능해진다. 신뢰성, 가격, 경쟁력, 친환경 그리고 유연한 공급망을 개별 기업 수요에 맞게 결정할 수 있다.
공급망 최적화를 통한 에너지 효율성 개선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다. 기업과 산업의 단순 운영 비용 절감을 넘어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과 경쟁력 강화, 기후 위기 대응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서 광범위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급증하는 전력 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와 전기화를 통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이 필요하다. 이는 단기적인 에너지 절감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과제이며, 다각화된 접근이 요구된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 등 이해관계자들 모두의 지지와 협력이 필요하며,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에너지 효율성이 곧 국가 경쟁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경록 슈나이더 일렉트릭 한국&몽골 대표]